<‘천안함’ 한달>‘안보 컨트롤타워’ 재정립… 국가위기 ‘일사불란’ 대응

이명박 대통령이 구상중인 국가안보시스템 전면 개혁을 위한 청사진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를 계기로 단기적 위기관리대응 체계뿐 아니라 상당 수준의 중장기적 개편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시스템 개선을 골자로 한 소프트웨어 측면뿐 아니라 무기체계 등 하드웨어 개선도 포괄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외교안보 전문가와 국가원로, 각계각층의 여론수렴작업을 1차적으로 거친 뒤 얻은 결론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하고 군 통수권자로서의 안보대응 문제를 집중 논의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군 원로들과의 오찬(22일), 7대 종단 지도자 오찬(21일), 여야 3당 대표 오찬(20일), 대통령외교안보자문단 오찬(19일)을 한 데 이어 앞으로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대표, 여야 정치권 그룹별 간담회 등을 잇달아 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으로부터 ‘천안함 사태 분석과 향후 외교안보 시스템 개혁을 위한 종합보고서’ 작성을 주문받은 외교안보자문단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국가안보시스템 개혁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군 보고 및 초기 대응 시스템, 군 기강해이 문제해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부활 등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기능 재정비 등이 검토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국방개혁 2020사업의 재점검과 북한의 잠수정 침투와 같은 비정규전 도발 등 이른바 ‘비대칭 위협’에 대비한 무기체계 개편 및 우선순위 재조정 등이 과제로 올라 있다.

이 대통령은 일련의 간담회에서 “6·25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더 중요하게 우리 군 전반을 점검하겠다”, “국방선진화 작업을 더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대대적인 국방개혁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소프트웨어 개편과 관련해 “관행적으로 계속해 오던 일을 한번 철저하게 돌아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비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안보라인 핵심 참모는 “상황 발생 초기 보고가 늦고, 시스템이 부족하며, 훈련도 부족한 측면이 지적됐다”며 위기대응시스템 개선 방침을 밝혔다. 군 기강 해이 문제를 짚어본 뒤 향후 사태 수습이 끝나는 대로 문책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책임을 안 묻겠다는 게 아니라 군의 사기도 고려하면서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20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드웨어 개편은 북한의 위협 요소에 대한 과학적인 재평가 작업부터 시작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무기체계 개선작업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예산 문제도 고려해야 하고, 어느 무기를 우선 배정할지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