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0돌>“유공자·가족 아직 고통속 생활”

정수만 유공자유족회장

“5·18문제가 외형적으로 끝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정수만(63)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5·18 30주년을 앞두고 17일 치른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책임자처벌, 진상규명, 명예회복, 국가기념일 제정, 국가유공자 지정 등이 해결됐으니 5·18문제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5·18의 진상규명도 여전히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발포명령자가 누구이고, 행불자들은 어디에 있으며, 미국의 개입 여부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 이와 관련, 정 회장은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당시의 군 작전일지 등을 공개해 진상을 적나라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5·18피해자들이 대부분 민주유공자 예우를 받고 있지만 아직도 고통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가족들의 고통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부상자들이 적지 않은 보상금을 받았지만 그동안 지불했던 치료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유족들이 받은 보상금도 생활고를 이겨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5·18정신의 계승과 관련, “시민자치가 이뤄진 10일간의 항쟁기간에 매점매석이 없었고, 강력범죄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공동체정신 때문”이라며 “불의에 항거하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대동정신은 우리가 계승해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5·18관련 기록 찾기에 30년 가까이 애써온 그는 “현재 추진중인 5·18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가 성사되면 5·18시설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힘쓰겠다”며 “5·18사적지를 보존하는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