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 공식발표-대북제재 본격화>‘시선집中’… 이제 중국 설득만 남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북한 소행을 명시한 진상조사결과 발표 이후 중대 안보국면으로 돌입했다는 인식 아래 국제 여론전을 주도하기 위한 정상외교 전략을 가다듬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응징하는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조치와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이후’의 한반도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가능성, 6자회담 교착상황, 남북관계 파행 등 어느 때보다 복잡한 변수가 얽혀 전개될 전망이다. 천안함 의제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같은 긴박한 한반도 정세 속에 이 대통령의 행보도 연일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18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19일)에 이어 이날 오전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국제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 소행이 확실하다”는 점을 밝혔다. 이들 정상들로부터는 “한국 정부를 지지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는 확고한 지지와 공조방침을 확인받았다.

이 대통령은 조만간 영국, 러시아 정상과도 전화통화를 하고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 물증”이라는 점을 들어 조사결과의 과학성·객관성을 설명할 생각이다.

국제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최대 관건은 중국이다. 북한 동맹국으로서의 중국이 등거리 외교전략에 따라 대북제재에 미온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국제전문가가 인정하는 객관적 결과라 중국도 결국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요2개국(G2)으로서의 국제위상에 걸맞은 중국 역할에 대한 강조는 5월말 제주에서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하토야마 총리와 함께 최대한 설득하려는 대목이다.

6월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중요한 국제무대다.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돼 국제적인 논의가 한창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G20 의장국으로서 국제여론을 조성하고 공감대를 확보하는 자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이 회의를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한·미간 대북제재방안이 심도있게 모색될 전망이어서 북한에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은 기존의 ‘유엔 안보리 1874호 대북제재 결의안’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강도높은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다. 천안함 국면이 국제사회에서 장기 의제화할 가능성도 있지만,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가속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