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北소행 공식발표-美·中·北>북한, 미리 성명 준비 김정일 지시 가능성

북한 국방위원회가 20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직후 “날조극”이라며 강력 반발, 남북관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만, 북한 국방위가 향후 제재에 대해 “전면전쟁”을 위협하면서도 남측에 검열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성명은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북측이 미리 입장을 정리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방위 성명이 지난 1월 문화일보의 남측의 급변사태 비상계획 마련 보도에 이어 이번이 2번째로 나왔다는 점에서 북측에서도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실상 직속 기구로,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성명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강력하다. 성명은 남측의 “그 어떤 응징과 보복 행위에 대해서도 우리의 국가적 이익을 침해하는 그 무슨 제재에 대해서도 그 즉시 전면전쟁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강경조치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국가적인 성전”이라는 표현도 사용했고, “조선 서해를 포함해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영해 영공 영토안에서 발생하는 자그마한 사건도 도발로 낙인하고 한계 없는 보복타격, 자비를 모르는 강력한 물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서해에서 추가적인 도발 행위 및 남북간 충돌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표현도 상당히 강력하다는 게 특징이다. 성명은 “아무런 물증도 없이 천안호 침몰 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연계시켰다”면서 “날조”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라고 표현하고, ‘괴뢰해군’, ‘탈북자들 인간쓰레기’라는 원색적 표현도 자주 나왔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는 ‘시계제로’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서해상이나 비무장지대에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