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朴 대항마?’… 친이, 엇갈린 평가

‘8·8 개각’에서 48세의 젊은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발탁되자 정치권은 대체로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서 대권후보로 키우기 위해 선택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김태호 후보자가 ‘박근혜 대항마’ 대권주자로 클 수 있을지에 대해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내부에서도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개각 단행 이전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총리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친이계 내부에서는 “젊고 참신하고 행정능력까지 갖춰 여권의 대권주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긍정 평가에서부터 “한나라당 공천이면 쉽게 당선되는 경남지사 두 번 한 경력으로 대권후보 운운하는 건 난센스”라는 반대의견까지 평가가 극과 극을 오갔다.

우호적인 측에서는 ‘젊고 활력 있으며 적극적인 대인관계 등 정치적 친화력’에 큰 점수를 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소통능력이 있고 구김살이 없고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단순명료하게 해답을 잘 찾아낸다”고 칭찬한 바 있다.

비판적 인사들이 제기하는 ‘정치력 미검증’에 대해서도 “젊은 사람에 대해 막연히 가지는, 선입견에 불과한 기우”라고 일축한다. ‘김태호 보좌관’을 거느렸고 정치적 대부로 평가받는 이강두 전 의원은 13일 “(김 후보자는)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쟁쟁한 선배 정치인들을 꺾고 도의원, 거창군수, 경남지사 등에 당선된 것”이라며 “정치적 돌파력이 뛰어나고 학습이해도가 무지 빠르다”고 극찬했다. 그는 “중앙정치 무대에 생소한 만큼 처음 견습기간만 잘 넘기면 무서운 기대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권주자 김태호’의 전망에 부정적인 기류도 상당하다. 우선 “여권 실세인 이재오 특임장관의 위세에 눌려 총리로서의 내각 관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젊은 대권후보를 만드는데 당내에 많은 의원들이 흔쾌히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많다. “한국에서의 총리의 운명이 대통령의 예스맨이 돼 정치적으로 망가지든지, 대통령과 대립하다 쫓겨나든지 둘 중의 하나인 만큼 김 후보자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해석도 상당하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