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의 극비’ 누출… 오서 코치, 뭘 노리나 ?

김연아(20)와의 결별을 놓고 진흙탕 진실 공방을 펼치는 브라이언 오서(49) 코치가 김연아(고려대)의 새 시즌 프로그램 내용까지 공개해 ‘도를 넘은 행동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서 코치는 26일 오전(한국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와 결별한 이유를 밝히면서 김연아가 준비하고 있는 프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서 코치는 “한국의 유명한 전통 음악인 ‘아리랑’을 피처링했으며 여러 한국 음악을 모아서 편집했다”며 “매우 환상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내가 지금까지 본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라면서 “‘피아노 협주곡 F장조’(조지 거슈윈 작곡의 밴쿠버동계올림픽 프로그램)를 훨씬 능가한다”고 느낌을 전했다. 오서 코치는 또 쇼트 프로그램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다음달 초쯤 캐나다 아이스 댄서인 셰린 본이 안무를 완성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반적으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새 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전까지는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작업이 진행되며 공식 발표도 선수 측이 직접한다. 완성되지 않은 채 미리 유출될 경우 훈련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오서 코치의 새 프로그램 내용 사전 공개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힌 김연아에 대한 보복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또 이날 오서 코치는 “김연아가 새 코치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개입될 여지가 약간은 있을 것 같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어 “만약 내가 다시 김연아에게서 (코치) 제안을 받는다면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면서 “김연아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서 코치는 결별 이유에 대해 “아직도 내가 왜 김연아 어머니에게서 해고됐는지 이유를 확실하게 알지 못하겠다”며 “지난 주 김연아에게 ‘지금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의사를 전했고 김연아도 눈물을 글썽이며 ‘나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대표를 맡고 있는 어머니 박미희씨에게 결별 책임의 화살을 돌린 셈이다. 김연아는 이에 앞서 자신의 미니 홈피에 글을 올려 “코치와의 결별을 엄마 혼자서 결정하셨다는 게 진실일까요”라고 되물으며 “나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고 엄마도 마찬가지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진실공방의 가운데에 있는 박미희씨는 김연아의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 현지에서 “더 이상 이 문제가 거론될 경우 결국 연아의 이미지만 손상되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한국의 올댓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