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6개월 ‘해군이 바뀐다’>정부, 北 천안함 사과수위·제재 해제 시기 놓고 고민 깊어간다

정부가 천안함 출구전략을 준비하며 북한의 천안함 사과 수위 및 대북제재 해제 시점 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 후 5·24대북제재를 발표하며 내건 명시적 조건은 북한의 사과 및 관련자 처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전쟁기념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후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은 조금씩 약화됐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8월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때 “북한이 천안함 침몰 사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 발발 5개월 만에 이 대통령이 요구한 책임자 처벌은 빠진 것이다.

최근 들어선 여기서 더 후퇴했다. 남북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사 접촉이 합의된 후 남북 유화기류가 나타나면서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당초 내걸었던 사과와 관련자 처벌 요구는 ‘정치적 유감 표현’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북한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사과를 했을 경우 5·24대북제재 조치 해제 여부 문제를 놓고도 혼선이 있는 상태다. 통일부 일각에서는 5·24대북제재가 천안함 문제 해결과 동시에 해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