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9일 전남 진도군 지산면 소포리 전통민속전수관 앞마당에서 마을 부녀자들이 ‘기와밟기’동작을 하면서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진도 = 곽성호기자
지난 9일 전남 진도군 지산면 소포리의 전통민속전수관 앞마당에는 20여명의 마을 부녀자가 빨간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고서 ‘강강술래’를 하고 있었다. 마을 주변 논밭에는 싱싱한 초록의 대파와 월동배추가 강강술래 소리를 머금고 쑥쑥 자라고 있었다.
‘어디골 기완가/장자골 지와(기와)세/몇닷냥 쳤는가/스물닷냥 쳤네.’ 소리꾼 3명이 선창하면 나머지 부녀자들은 ‘강∼강∼술∼래’라는 후렴구를 부르며 기와 밟기와 청해엮기, 고사리 꺾기 등의 동작을 했다.
곽순경(여·67)씨는 “우리 마을은 아낙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민요 한가락씩은 하지라”라고 말했다. 소포마을 부녀자 32명은 매년 진도 신비의 바닷길축제와 마을 검정쌀축제 등에서 강강술래를 해왔고, 진도향토문화예술회관 토요민속 공연 무대에도 고정 출연하고 있다. 소포마을은 강강술래와 베틀노래, 명다리굿, 닻배노래, 세시풍속, 상여소리, 걸군농악 등 주민들로 구성된 7개의 전통문화보존회가 활동하고 있다. 300여명 마을 주민 모두가 ‘예능인’인 셈이다.
진도관광여행 책자 ‘소포 전통 남도소리 여행’란에는 ‘밭에서 김매는 아낙, 어물전에서 생선 파는 할머니까지 소리를 청하면 즉석에서 구성진 진도아리랑 가락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소개돼 있다. 특히 걸군(乞軍)농악은 40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주민들이 거지 행세로 각 마을을 돌며 적군의 동태를 파악하고 이를 악기소리로 우군에게 알려 작전에 도움을 준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 문화재 39호로 지정돼 있다.
김병철(55) 소포전통민속전수관장은 “우리 마을의 토속민요는 주민들의 삶과 애환이 진하게 밴 우리의 정신이자 문화 원형”이라며 “그 문화 안에는 두레 같은 나눔의 이야기와 현대인에게 필요한 느림의 문화가 응축돼 있다”고 했다.
지난 2005년 농촌진흥청에 의해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소포마을은 그동안 소포 게이트볼팀과 체조교실 운영, 메주공동작업장 설치와 특산품인 생울금 판매, 유채꽃공원 조성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곽용택 진도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진도는 전통문화와 홍주, 구기자, 돌미역 등 먹을거리, 이순신 장군 유적과 삼별초의 용장산성 등 문화유적지,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세방낙조전망대, 남진미술관 등 다양한 관광지가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소개했다.
진도 =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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