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그늘’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잇달아 미확인 루머 유통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근거 없는 소문이 사실인 것처럼 순식간에 많은 사람에게 퍼져 나가지만 막상 사실이 아닌 걸로 확인돼도 삭제하거나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의 신상 정보가 그대로 유출되기도 한다. 140자 단문 메시지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 트위터의 특성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용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지만, 악의적인 루머가 유통돼도 막을 길이 없는 것이다.

최근 대구에선 한 시민이 납치가 의심되는 차량을 신고하고 트위터에 차량 번호까지 공개했고 이 이야기는 그날 가장 많이 ‘리트위트(퍼나르기)’됐지만 실제론 납치 차량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뇌출혈로 숨진 1인 밴드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에게 음원 사용료로 현금이 아닌 사이버 머니를 줬다는 한 언론사의 기사가 잘못 알려져 트위터에 퍼지면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SK컴즈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거래 내역까지 확인해 줬지만 한번 퍼진 소문은 되돌릴 수 없었다.

300여명의 팔로어(트위터 친구)를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지금도 트위터로 하루에도 몇 건 정도는 연예인 사생활이나 기업의 인수·합병 같은 비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며 “처음엔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은 이야기를 접해 신기했는데 이젠 이게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의심스럽고 내 사생활도 이렇게 급속도로 퍼져 나갈 수 있단 생각이 들어 무섭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트위터의 무서움은 엄청난 전파력과 속도에 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들어온 정보를 그대로 자신의 팔로어에게 보내면 정보를 접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처음 글을 올린 사람이 삭제해도 그 뒤에 전송된 글은 삭제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어 루머나 잘못된 사실로 해를 본 사람에게 계속 피해가 가게 된다.

그러나 트위터의 시스템 자체가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데다 미국 업체가 서비스하고 있어 국내법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한 IT업체 관계자는 “결국 트위터 이용자들의 자정 능력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