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특집 - 新 富國-强兵의 길>“한국,‘美重中輕’ 태도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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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으로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외교력을 가져야 한다. 특히 현시점은 감정적 대응이 아닌 전략적 대응이라는 고도의 외교술이 필요할 때이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사진)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지난 12월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 중국 외교정책에 대해 이같이 고언했다. 진 교수는 현재 한중관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과 모두 5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지만 여러 복합적인 원인으로 다시 냉각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연평도 포격 도발, 농축 우라늄 문제 등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은 종래의 대중국, 대북한 태도 패턴을 반복하며 에너지만 소모하고 있다”며 “한국이 변화해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특히 “현재의 한중관계가 일그러진 것은 한국 사회에 팽배한 ‘미국 중시, 중국 경시’ 풍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미중중경(美重中輕)’ 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갈등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진 교수는 한국에 필요한 ‘고도의 외교전략’으로 미·일은 물론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한국만의 전략적 이익 수립과 중국과의 상호 신뢰 구축을 꼽았다. 진 교수는 “한국이 추구하는 것과 미국과 일본의 생각은 다르다. 미·일은 세계 대국으로 보다 큰 전략 이익을 추구하는 데도 한국은 중국이 한국 편에 서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갖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외교 전략 패턴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진 교수는 “일그러진 한중관계, 특히 정치, 안보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오해를 불식하고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출발점”이라며 “중국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결국 중국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아는 문제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을 이해하고 인간 관계를 통해 ‘관시(關系·관계)를 쌓아야 한다”면서 “다행히 한·중 수교 20년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은 한국인층도 두꺼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