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년특집 - 新 富國-强兵의 길>세계의 통상, 지역주의 체제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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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통상환경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다자자유무역체제를 위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2003년 이후 정체되면서 각국이 양자간 협정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현재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전세계 지역무역협정(RTA) 발효건수는 모두 290건. 이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의 지역 경제통합 형태인 FTA가 170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RTA는 2000년 이후에 전체 290건 가운데 67.6%에 해당하는 196개가 발효될 정도로 최근 10년 사이 급증하는 추세다. 2008년 24건, 2009년 26건, 2010년 18건의 RTA가 발효되는 등 그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협정 상대국에만 관세특혜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쟁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 세계 각국이 FTA 등 양자간 무역협정 체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탓이다.

한국은 DDA에 집중하다가 FTA에 상대적으로 늦게 참여했다. 2004년 4월에야 최초의 FTA인 칠레와의 FTA를 발효시킬 정도로 세계 무역 흐름에 뒤처졌다.

하지만 이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인도,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잇달아 FTA를 맺으면서 FTA 경쟁의 열세를 일거에 만회했다. 현재 한국은 17개국(5건)과 FTA를 발효시켰고, 29개국(3건)과는 FTA를 타결지은 상태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한국의 경쟁 상대인 일본이 FTA 경쟁에서 한국에 밀렸다는 자성과 함께 FT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26일 인도와 FTA를 타결지었다.

한국이 페루와 FTA 정식 서명을 한 지 3개월 뒤인 11월14일에는 페루와 전격적으로 FTA를 맺는 등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불과한 농업 등 1차산업에 발목 잡힐 수는 없다며 모든 상품을 무관세로 하는 내용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