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美·中 정상회담>‘책임대국’-‘패권국가’ 갈림길…시험대 오른 中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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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선택에 19일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강한 경제력으로 무장한 중국이 앞으로 ‘책임대국’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또다른 ‘패권국가’로 향할지를 보여주는 1차 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교도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중국이 북한과 동북아 이해관계 당사국으로서 얼마나 책임있는 역할을 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1997년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대국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겠다”면서 표방한 ‘책임대국’으로 나아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번 회담이 1979년 1월 덩샤오핑(鄧小平) 미국 방문 이후 최대 사건으로 부각되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10년 집권을 결산한다는 점에서 미·중관계에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중국 지도부가 교체되고, 미국에서도 11월에 대선이 열린다는 점에서 짧게는 2년, 길게는 향후 10년간 미·중관계를 좌우하는 기로가 되는 회담이 될 것”이라면서 “환율·무역·환경·인권 등 모든 국제적 현안이 논의되고,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직접적이다. 당장 북한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미·일은 중국의 북한 UEP에 대한 입장이 향후 중국이 어디로 나아갈지 보여주는 1차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이 이번에 북한 UEP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권위,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면서 “중국이 잘못하면 북핵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줄어들고, 단순히 회담이나 주재하는 식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여전히 ‘모호성 전략’을 유지하면서 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중국위협론’과 ‘중국책임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그 과정에서 중국 외교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의 기본 전략이 변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좀 더 협력적이며 부드러운 자세로 전환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그것만으로 방향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 외교도 이미 시험대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