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7] 카라 소속사―멤버 ‘동반 추락’

19일 카라의 전속 계약 해지 사태가 가요계에 충격파를 던지면서, 아이돌그룹과 소속사의 전속 계약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이돌 그룹의 전속 계약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들의 인기가 절정에 달할 때마다 전속 계약을 둘러싼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처방이 뒤따라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타가 되기 전까지 멤버들은 소속사의 무모하거나 불합리한 의사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만,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뒤엔 ‘노예 계약’ 운운하며 소속사와 분쟁을 벌이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인 전속 계약 분쟁”이라며 “특히 미성년자로 구성된 아이돌그룹일수록 부모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한번 문제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고 말했다.

카라의 네 멤버(한승연, 정니콜, 구하라, 강지영)는 19일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랜드마크를 통해 “소속사 DSP미디어가 지위를 악용해 멤버들이 원하지않는 연예활동을 강요하고 인격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카라의 전속 계약 해지 통보 소식은 2009년 동방신기의 김재중·박유천·김준수, 같은 해 슈퍼주니어의 한경에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동방신기와 카라는 모두 국내 및 일본에서 인기 절정에 있을 때 전속 계약 문제가 터졌고, 계약 해지 통보에 부모가 함께 개입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매니지먼트 과정에서의 갈등, 수익 배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한 아이돌 그룹 제작사 대표는 “매니지먼트 과정에서 소속사와 멤버들은 음악 색깔, 프로그램 출연 여부 등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을 겪는다”며 “이 과정에서 불만이 쌓이면 신뢰가 깨지고 수익 배분 문제까지 겹치면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다른 대표는 “요즘은 그룹들이 아시아권을 무대로 활동함에 따라 멤버들이 육체노동에 비해 수익이 적다고 여긴다”며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이권을 고민하게 되고 주위에선 다양한 제의를 해와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쟁은 관행적으로 소속 연예인을 불합리하게 대우해온 기획사들에는 경종을 울리고 표준계약서가 도입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여파가 해외에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성을 더한다. 대중음악평론가인 강태규씨는 “내수 시장에서 벌어진 소속사와 그룹의 갈등이 공들여 놓은 한류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라며 “해외에서 국내 가요계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키우고 K―POP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성년으로 구성된 아이돌그룹이 많아지는 추세에 맞춰 부모와 멤버, 소속사 사이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충고한다.

한 남성 그룹의 매니저는 “아이돌 그룹 멤버는 나이가 어리기에 부모들의 의견이 크게 작용한다”며 “부모들과도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자 정기적인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간담회 등을 통해 자녀들의 활동 방향과 수익 배분 등에 대해 숙지시킴으로써 부모와도 신뢰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