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국방위 대신 간담회…‘속좁은 민주당’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국군 청해부대가 아덴만에서 무사히 구출한 것과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는 24일 오후 국방부로부터 경과보고를 받는다. 그런데 정식 상임위원회가 아니라 간담회 형식이다. 국방위 개최를 민주당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담회도 장소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어, 한나라당만의 단독 간담회가 될 우려마저 나온다. 민주당은 간담회를 ‘작은 회의실’이 아닌 상임위 회의장에서 할 경우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한나라당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정식 국방위 개최를 거부하는 이유는 뭘까. 민주당 측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24일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다 보고했고, 국방부에서 상세한 언론브리핑을 마친 상태로, 국방부가 국회에 추가로 보고할 내용이 없다고 한다”며 “그럼 굳이 상임위를 개최할 이유가 없는 건데, 여당이 간담회라도 하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군을 추궁할 때는 상임위를 앞장서 열자고 하던 민주당이다. ‘정부의 잔칫상에 들러리 서기 싫다’는 것일까. 민주당은 지난해 말 여당의 2011년 예산안 강행처리에 반발해 아직도 장외투쟁 중이다.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국방부가 제대로 보고할 기회마저 주지 않겠다는 것은 속 좁은 ‘협량 정치’를 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힘들다.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아덴만 여명 작전의 성공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을 극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작전을 직접 지휘하셨다고 하는데, 훌륭한 작전능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23일 자신이 트위터에 “우리 군의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 박수를 보냅시다”라는 글을 띄웠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의 국방위 개최를 거부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비판할 때 하더라도 칭찬할 때는 해야 한다. 군은 국민의 칭찬을 먹고 자란다.

김세동 정치부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