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男 팀 추월 “이규혁도, 모태범도 잘 싸웠다”

불과 0.03초 차이 때문에 승부가 갈렸기에 아쉬움을 감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규혁(33·서울시청), 이승훈(23·한국체대), 모태범(22·한국체대) 등 온갖 어려움을 딛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출전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다독였다.

당초 대표팀은 이승훈과 고병욱(21·한국체대)을 팀 추월에 출전시키고 이틀 전 1,500m 경기를 소화한 이규혁과 모태범 중 한 명을 마지막 세번째 멤버로 추가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1,500m 상위권 입상자가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는 주최측의 설명에 따라 고병욱이 빠지고 이규혁과 모태범이 나란히 포함됐다.

시작부터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이규혁과 모태범 모두 단거리 선수로 총 8바퀴를 돌아야 하는 팀 추월에 적합한 선수라고는 보기 힘들다. 게다가 이틀 전 나란히 1,500m 경기를 소화해 체력 소진이 많았다.

이승훈의 역할이 중요했다. 비록 전날 10,000m 경기를 소화했지만 장거리 경기에 익숙한 선수로 특히 체력이 남달리 좋아 레이스 내내 선두에서 동료들을 이끌었다. 이규혁과 모태범은 최선을 다해 이승훈을 따라갔다. 비록 일본에 0.03초차로 뒤졌지만 셋이 만들어낸 3분49초21의 기록은 2조로 나선 일본이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대회 신기록이었다.

이규혁은 “나와 태범이는 1,500m에 전력투구해 체력이 너무 많이 떨어졌다. 나는 어제 움직이지도 못했고 태범이도 어제 무리하게 나와서 훈련을 했다. 태범이는 마지막에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런 것에 비하면 모두 잘했다고 생각한다. 팀 추월은 힘을 합쳐서 하는 시합인데 각자 포지션에서 잘해줬기에 이만한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승훈도 “계획대로 120% 됐다”며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규혁이 형이 첫 200m를 끌고 내가 나머지를 앞에서 끌고가기로 했다. 중간에 뒤로 처지는 선수가 있으면 내가 뒤로 빠져서 같이 끌고 갈 계획이었는데 다행히 크게 떨어지는 선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