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피의 금요일’ 전운>반정부 시위대 정유시설·수출항 장악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가 주요 석유 수출항인 라스 라누프, 마르사 엘 브레가의 정유·원유수출 시설을 장악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석유수출시설이 파괴 또는 중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리비아의 석유수출은 75%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한 제2의 도시 벵가지 주민 자체 조직관리위원회는 24일 “거대한 석유수출항인 라스 라누프와 엘 브레가, 사막에서 이들 항구로 연결되는 송유관의 통제권을 혁명대원들이 탈취했다”고 밝혔다. 위원회 소속인 솔리만 카림 변호사는 석유 등 수출이 기존 계약된 물량 그대로 평소와 같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극히 중요하기 때문에 혁명대원들이 보호하고 있고 우리는 그곳 시설이 파괴되거나 석유수출이 중단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트리폴리항과 벵가지항의 활동이 중단되고 22일 원유 터미널들이 폐쇄되는 등,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반정부 시위 사태로 리비아의 석유수출이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석유회사들이 잇달아 석유생산을 부분 중단하고 리비아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최대 석유회사인 빈터스할은 리비아 사태에 따른 안전 문제를 고려, 리비아에 있는 8개 유전에서의 석유 생산을 중단했다. 독일은 리비아로부터 다섯 번째로 많은 7.7%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프랑스 정유업체 토탈도 이날 리비아에서의 석유 생산이 일부 중단되기 시작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가 말했다. 토탈은 지난해 리비아에서 하루 평균 5만5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해온 업체다. 스페인 최대 석유회사인 렙솔은 리비아 내 석유생산을 유예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지만 생산량이 기존의 하루 36만배럴에서 16만배럴로 줄었다고 24일 밝혔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