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피의 금요일’ 전운>자녀·측근들 사분오열… 잇단 망명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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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측근 및 가족들의 해외망명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다피 국가원수의 인척인 사촌 아흐메드 카다프 알 담이 지지자 5명과 함께 이집트로 망명했다.

카다프 알 담은 카다피 정부가 시위대에 대한 유혈진압을 계속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프 알 담은 카다피 원수의 최측근으로 대(對) 이집트 외교 보좌관을 맡으며 카다피 정부의 외교라인의 실세로 활약해 왔다. 알자지라는 민주화 시위 발생 이후 해외망명한 인사들 중 카다프 알 담이 가장 고위급이라고 보도했다.

카다프 알 담 외에도 카다피 자녀들의 망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2일 카다피의 5남 한니발 부부를 태운 비행기가 레바논에 착륙하려다 거부당했다. 23일엔 몰타에서 카다피의 외동딸 아이샤 카다피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가 착륙허가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또한 카다피의 3남 사디 카다피는 23일 “리비아에 새로운 질서가 도입될 경우 아버지는 조언을 해주는 ‘큰아버지(big father)’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형식적이더라도 카다피 원수의 퇴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 핵심 관료 및 외교관들의 사퇴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리비아의 2인자였던 압델 팟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이 사퇴한 것을 비롯, 무스타파 압델 잘릴 법무장관도 잇따라 사퇴했다.

외교관들 중에선 23일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가 사임하며 미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대사의 뒤를 이었다.

또한 유엔과 아랍연맹 대사도 사임하고 딸 아이샤는 ‘유엔개발계획(UNDP)’으로부터 친선대사 자격을 중단당하는 등 카다피 정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측근들의 잇단 해외행이 카다피 일가의 분열과 몰락을 의미하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이 암담해지면서 카다피와 선을 긋거나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AP통신 등은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국영방송에서 ‘아버지와 함께하겠다’고 말한 것은 공허한 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