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괴롭히더니 쌤통” 철부지 네티즌 글 눈살

“일제강점기 때 우리를 그렇게 괴롭히더니 정말 쌤통이다.” “우상 숭배만 일삼더니 결국 이렇게 천벌을 받는구나.”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이웃 나라 일본 국민들을 위로하는 네티즌들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일본 잘됐다”, “한번 당해 봐라” 등 일부 철없는 네티즌들의 일본 비하 글도 적잖게 올라와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주요 포털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 이후 국내 대표적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는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 네티즌은 “이번 대지진은 하늘에서 내린 천벌이다. 일제강점기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고 우상만 숭배하더니… 인과응보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에 “일본에 대지진과 함께 해일까지 덮쳐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해야 하지만 전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일제강점기때 저지른 만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 정부가 그대로 부메랑을 맞은 셈”이라고 환호에 가까운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한 카페에도 “간토(關東) 대지진 때 일본은 조선인을 대량 학살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지금 일본을 동정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또 일부 네티즌은 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한 인터넷상의 자발적인 모금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일제강점기에 대해 사과하고 성금이라도 한번 모금한 적이 없는데 우리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일훈·김동하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