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격납용기 버티지 못할땐 ‘제2 체르노빌’사태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심각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파장 등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본다.

―후쿠시마원전은 어떤 곳인가.

일본 최대전기회사인 도쿄전력(TEPCO)이 운영하는 후쿠시마원전은 후쿠시마현 후타바군에 위치해 있다. 제1원전 원자로 6기와 제2원전 4기를 합쳐 총 10기의 원자로가 있다. 제1원전 1호기는 1971년 3월부터 가동돼 올해로 꼭 40년이 됐다. 제1원전 2∼6기도 1970년대에 가동을 시작해 비교적 노후한 상태이다. 제2원전은 제1원전으로부터 남쪽으로 11.5㎞ 떨어진 곳에 있으며, 1980년대 초반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12일 제1원전 1호기가 폭발했고, 14일 제1원전의 3호기, 15일 제1원전의 2호기가 폭발했다. 보수 중이었던 제1원전의 4호기는 건물 5층의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폭발원인은 무엇인가.

이번 원전사태의 핵심은 바로 물이다. 원전에서는 발전할 때 뜨거워진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기공급이 끊겨 원자로를 냉각하는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핵연료봉이 수면 위로 노출돼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 폭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는데,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과정 중 발생하는 수소와 방사성 물질이 증기 배출시 원자로 밖으로 나와 건물 윗부분에 쌓였다가 열기를 이기지 못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심용해(meltdown)란 무엇인가.

노심(爐心·reactor core)은 원자로 내에 핵연료가 장착된 부분을 총칭하는 말이다. 핵연료봉(우라늄), 냉각재, 연료 제어봉, 감속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노심용해란 핵분열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지 못해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본원전폭발이 제2의 체르노빌 사건이 될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적다. 체르노빌 사건 당시에는 폭발 후 방사성 물질의 방출을 막아줄 장치가 사실상 없었지만, 후쿠시마원전은 격납용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사태가 제2의 체르노빌 사태로 비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도 “두 원전은 설계와 구조가 다르다”면서 노심용해 징후도 지금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