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2차 사망자’ 첫 발생… 쇼크 등으로 고령자 15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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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피난소로 대피한 주민들이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사투를 벌이다 숨지는 ‘2차 재앙’이 발생해 피난소에 대한 시급한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의 피난소에서 생활하던 한 주민이 16일 오전 0시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대피생활을 하던 중 사망했다는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진 후 쇼크와 스트레스, 피로에 따른 ‘재해관련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피난소에서 생활하던 중 체력이 약해져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난소에 고령자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위, 체력 고갈로 인한 추가 사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모포 한 장에 의지해 추위를 이겨내면서 주먹밥, 빵 등 간단한 식량을 배급받으며 버티고 있다. 사망한 주민과 같은 피난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78세의 여성은 “너무 추워서 이불 하나만 더 달라고 관계자에게 말했지만 여유가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福島)현에서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피난소로 대피한 환자 14명이 사망했다. NHK는 14일 후쿠시마현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128명의 환자들을 이와키(磐城)시의 한 고등학교로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피난소에서도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숨진 14명은 대부분 고령자로 거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의 환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진 피해를 보지 않은 지역의 병원으로 후송되기 위해 일시적으로 피난소에 대기하는 상태였다. 병원에는 4명의 의료진이 있었지만 의료기구가 없어 치료를 하지 못한 채로 모포를 깔아놓고 히터를 틀어 환자들을 쉬게 하고 있었다고 한다.

지진 피해자들의 고통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전국에서 지원되는 구호물자는 피난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실정이다. 피난소 인근까지 배송된 구호품을 쌓아놓은 채로 피난소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미우리신문은 구호물자를 일시 보관하고 있는 미야기(宮城)현 소방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배송된 쌀과 물, 마스크, 기저귀 등이 쌓여 훈련장 밖으로 넘쳐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232개의 피난소 등에 전달돼야 할 물건들은 배송할 대형 트럭의 연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 구호품 배송 업무를 맡고 있는 센다이(仙臺)시 운송회사 관계자는 “연료가 없어서 구호품을 보낼 방법이 없다”며 “주유소에 가는 것조차 시간과 노력이 드는 상황임을 감안해 가능하다면 탱크 등으로 기름을 공급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