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면세점 ‘울상’ 백화점 ‘안도’ 유통업계 엇갈린 희비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여파에 유통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출 중 일본인 고객의 비중이 높은 면세점과 백화점 등은 당초 동일본 대지진이 터지자 어느 정도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는 당장 눈에 띄는 매출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백화점 업계는 전년 대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면세점 업계는 매출하락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롯데·신라 등 주요면세점은 동일본 대지진 후 매출이 15%가량 감소했다. 이들 면세점 매출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높은 편이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 중에선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스타애비뉴 입장수익 전액인 1억1000만원을 일본 국민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동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는 일부 공항과 역 근처 매장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매출이 미미하고 백화점 역시 전체 매출에서 일본인 관광객의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명동에 위치해 일본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롯데나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경우에도 전체 매출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하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일본의 카드 브랜드 JBC 실적을 조사한 결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보다 한 자릿수 매출 감소세에 그쳤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 중 일본인보다는 중국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도 낮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일본 여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일본 관광객 매출 감소를 상쇄할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는 매년 5월 일본인이 몰리는 골든위크(올해는 4월29일~5월8일)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