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생존자 없어…방사선 공포에… 구조팀 속속 철수

생존자 수색과 피해복구 등을 돕기 위해 일본에 파견됐던 각국 구조팀들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피해현장의 구호시스템 미비로 일본 자원봉사자들조차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피해자 지원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일본 북부에 파견된 영국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통해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개발부 관계자는 “일본 이와테(岩手)현 가마이시(釜石)시에서 70명의 영국 구조대가 주거지역과 산업시설에서 집중적인 수색을 펼쳤지만 생존자를 단 한 명도 찾지 못했다”며 “17일부터 철수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국제개발부는 현지에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생존자를 구해낼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동일본 대지진 피해 현장에 파견했던 의료구호팀을 사흘 만에 본국으로 철수시켰다. 발레리 르제프카 의료구호팀 단장은 “일본으로 떠날 때 방사선 유출에 대비한 장비를 전혀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귀환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적십자사도 전날 “방사선 노출 우려가 명백한 지역에 구호요원을 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인 자원봉사자들도 피해 지역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8일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넘치지만 정보도, 구호물자도 거의 없다”며 “구호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자원봉사자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지난 13일 후쿠시마(福島)현 미나미소마(南相馬)시에 들어간 효고(兵庫)현 재해 구호 전문 자원봉사자 다카사고 하루미(高砂春美)씨는 실망감만 느끼고 돌아갔다. 다카사고씨는 “미나미소마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갔더니 센터 관계자들이 ‘이재민의 요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더라”며 “대피령 다음 단계의 행정적 보완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한신(阪神) 대지진의 교훈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