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日製 부품이 없다”… 車업계마다 ‘아우성’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한국 자동차업계에도 연쇄 감산 영향이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자동차업계의 조업 중단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내 자동차 분야에도 동일본 대지진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닛산 동맹 산하인 르노삼성자동차는 차종에 따라 15∼18%의 일본산 부품을 쓰고 있으며 일본 내 계획 정전에 따른 생산 차질이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해 3월 말까지 평일 2시간 잔업과 주말 특근을 중단하기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일본에서 들여올 물량은 현지 선적을 끝냈다”며 “하지만 일본 내 계획 정전으로 현지 부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 재고량을 확보해 놓기 위해 잔업과 특근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0∼2500대 정도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닛산과 닛산 협력업체들로부터 엔진과 변속기, 실린더 블록 등 핵심 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GM도 부품 재고량을 늘리기 위해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수송 물류망 파괴, 전력난 등으로 현지 부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한 것이다. 한국GM은 일본 부품 의존도가 4%에 불과하고 현지 핵심 부품 업체도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현지 물류 인프라 파괴 등으로 수송이 지연되거나 일부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일본 부품 사용 비율이 1%에 불과한 현대·기아차의 경우 정상 조업을 계속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베라크루즈용 6단 자동변속기의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 독일 등으로 공급선 전환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몇 개의 부품만 없어도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대지진 사태로 일본 핵심 부품 제조망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며 “자동차 수송 물류망이 파괴된 데 이어 핵심 부품 업체로까지 피해가 확산될 경우 국내 업계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에서만 만드는 볼베어링을 수입해 납품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사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매출이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