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 ‘방사능 공포’ 확산>‘폭발 직전’전제로 고강도 대책… 일부선 “타이밍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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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전방위로 확대되자 일본 정부는 원전 건물에 특수 코팅천을 씌우고, 로봇과 유조선까지 동원하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방사능 오염 사태는 일차적으로 원전이 복구되고 냉각기능이 안정적으로 가동돼야 한숨 돌릴 수 있다. 하지만 원전 터빈실에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차올라 바다로 흘러들어갈 긴박한 상황을 맞으면서 원전 복구작업은 중단됐고, 그 사이 대기, 바다, 토양에서 잇달아 오염사태가 확인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하고 관민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전문가들은 또다시 적기를 놓친 늦장 대응이라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대책 효력있나 = 30일 아사히(朝日)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방사성 물질 비산을 막기 위해 1, 3, 4호기 건물에 특수코팅천으로 만든 가설 건물을 덧씌울 계획이다. 1, 3, 4호기에서는 현재 건물의 손상된 부분을 통해 방사성 물질이 곧바로 방출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킬 뿐 아니라 주변의 방사선 수치를 높여 작업원의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 건물을 밀폐할 경우 다시 수소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필터가 있는 환기 시설 설치도 검토되고 있다.

대형 유조선 탱크를 해안에 정박시켜, 탱크에 방사능 오염수를 넣겠다는 계획도 말처럼 쉽지 않다. 원전 앞 해안에는 대형 유조선을 바짝 댈 수 있는 접안시설이 없는 데다 방사선 수치가 너무 높아 오염수를 펌프로 퍼올리는 작업 인부의 안전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통제 가능한가 = 원전 내 플루토늄이 검출되고 고농도 오염수 처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일본 정부는 상당히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전 사태 총리 보좌관으로 임명된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전 국토교통상과 호소노 고우시(細野豪志) 총리 보좌관이 팀을 만들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 대책팀은 ▲(방사능 오염 누출을 막기 위한) 차폐 ▲원격 제어 ▲연료 추출 이송 등 3개반으로 나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료 추출 이송반은 건물 붕괴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경우 손상된 연료를 어떻게 꺼내 운반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원자로 폭발’ 직전의 최악의 사태를 상정한 대응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들도 대증요법일 뿐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평가다. 일본은 원전사고 이후 지금까지 문제가 생기면 이를 수습하고, 이 문제를 수습하는 사이, 다른 문제가 생기는 과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냉각수를 주입하면 그만큼 압력용기의 손상된 부분을 통해 오염수가 외부로 누출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29일 도쿄전력은 방사능 오염수 누출을 막기 위해 냉각수 투입을 줄였으나, 원자로 온도가 급상승하자 어쩔 수 없이 냉각수를 투입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