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이 경쟁력이다>“‘옆집 간판 살아야 나도 산다’는 의식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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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도시 경쟁력에서 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범(54·사진) 간판문화연구소 소장은 “간판은 현대 도시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간판은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요소를 함축하고 있는 자화상이자, 한 사회의 공동체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간판의 조화와 협력이야말로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따라서 간판 경쟁력은 도시와 사회를 보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홍익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과 미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2007년 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 설립에 참여한 뒤 2009년부터 희망제작소에서 분가해 간판문화연구소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 소장은 “최근 한국 사회의 간판은 범사회적 개선작업을 통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선진간판으로 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간판은 더 크게, 더 화려하게 만들어 나 홀로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네거티브 경쟁을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종국에는 모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선진사회가 협력과 경쟁이라는 구조 속에서 발전하듯이 간판도 조화와 통섭을 통해 발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옆집 간판이 살아야 나도 함께 잘살 수 있다는 ‘상생’의 공동체 정신이 간판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