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선수 매수 파문>‘빅리그’도 승부조작과의 전쟁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0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손잡고 승부조작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FIFA의 이 같은 선언은 축구에서 승부조작이 얼마나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가를 방증하고 있다.

2006년 이탈리아 축구리그 세리에A의 유벤투스는 승부조작과 관련돼 챔피언 자격을 박탈당하고 2부 리그로 강등됐다. 2009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유럽 프로리그 200경기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심판, 클럽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 감독까지 승부조작에 관여돼 충격을 줬다. 승부조작을 주도한 이들은 베팅을 통해 약 193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매치도 승부조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월 터키에서 열린 A매치 라트비아-볼리비아전, 에스토니아-불가리아전도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인터폴은 매년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300여건의 축구 경기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승부조작은 불법 베팅과 짝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 베팅업체 ‘윌리엄 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베팅 규모는 29억달러, 2006년 독일월드컵은 85억달러,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124억달러 등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팅 액수가 높아질수록 승부조작 유혹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인기가 많을수록 승부조작이 빈번하다는 법칙은 일본의 국기 스모의 승부조작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2월 일본에서는 스모 선수들이 뒷돈을 거래한 뒤 승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봄 정기 대회인 ‘하루바쇼(春場所)’가 65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