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희망 - 2011 대한민국 리포트>조용갑은… 伊유학뒤 유럽 오페라만 300회

테너 조용갑씨는 어린 시절 소문난 ‘얄개’였다. 고향은 전남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거리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1980년대 초중반 무렵, 그는 가난과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불안에다 사춘기 특유의 이유 없는 반항으로 악동 짓을 일삼는 섬마을의 문제아였다. 그때 그 시절의 흔적은 지금도 콧수염 아래 상처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가난한 어부의 아들은 중학 졸업 후 상경, 용접공, 세차, 우유배달, 중국집종업원, 호떡장사 등 온갖 일에 뛰어들었다. 한때 권투선수로 링에 올랐다. 서울기계기술고 시절 권투도장에서 스파링 상대역을 하면서 권투에 입문, 프로복서로서 한국챔피언 전초전까지 치렀다.

그가 성악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은 20대 후반. 작은 섬마을에서 상경, 고학하면서도 성가대 활동 등 교회 일에 적극적이었던 그의 재능을 알아본 교회 목사가 그의 후견자였다.

1997년 27세 때 이탈리아행 비행기를 탔다. 조수미 등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산타체칠리아학교에서 성악공부를 시작했고, 캄포바소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테너 잔니 라이몬디 등을 사사했고 2000년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주역으로 유럽오페라무대에 데뷔했다. 2004년 비오티콩쿠르 3위, 2005년 베르디 콩쿠르 1위 등 각종 콩쿠르에서 20여회 입상했고.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지서 300여회의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2009년엔 세계적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과 함께 ‘오셀로’ 이탈리아 순회공연을 펼쳤다.

이달 초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베세토오페라단의 ‘토스카’는 그의 국내 데뷔작. 9월 말 국내 두 번째 무대로 베세토오페라단의 ‘삼손과 델릴라’에 출연한다. 내년엔 정명훈 지휘로 오페라 ‘오셀로’를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성악을 전공한 아내 최에스더씨와 사이에 1남1녀가 있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