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ild Up Korea 2011 >최첨단 현수교 기술의 결정판… “최악 태풍 와도 끄떡없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전남 고흥군 영남면 우두리 적금영남대교 건설 공사 현장에서 대림산업 엔지니어들이 명품 다리 건설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흥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여수와 고흥을 잇는 적금영남대교 완공 후 모습(조감도).

‘최첨단 해상교량 기술로 세계 최대 교량박물관의 관문을 짓는다.’

지난 1일 오후 전남 여수공항에서 1시간 30분을 달려 고흥군 영남면 우두리에 들어서자 초대형 현수교의 주탑 두 개가 거친 바다 물살을 맞으며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 해상교량의 1인자 대림산업이 짓고 있는 적금~영남 연륙교(적금영남대교) 건설현장이다. 여수시 화정면 적금리와 고흥군 영남면 우두리를 잇는 국도 77호선(부산~여수~고흥~목포~인천)의 핵심인 적금영남대교는 오는 2013년 말 완공 예정으로 8월 초 현재 공정 47%를 보이고 있다.

여수와 고흥을 잇는 연륙·연도교 사업은 정부와 전남도가 세계 최대의 교량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다. 여수에서 고흥군까지 9개의 섬을 현수교, 사장교, 아치교, 거더교 등 11개의 다채로운 다리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 구간 6번째 교량인 백야대교가 완공되었으며, 여수 쪽 교량인 돌산~화태 연륙교와 고흥 쪽 교량인 적금~영남 연륙교가 시공 중에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남해안 다도해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해상교량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적인 교량박물관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수교 기술의 모든 것 적용 = 적금영남대교는 총길이가 2979m이며 이 중 현수교 구간이 1340m, 현수교 연결 접속도로 1639m로 구성돼 있다. 총공사비는 약 2500억원이며, 2004년 11월 착공해 2013년 중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의 핵심인 주교량은 주탑과 주탑 사이의 중앙 경간장 길이가 850m인 현수교(懸垂橋·주탑과 주탑 사이에 케이블을 늘어뜨려 연결하는 형식의 다리)로 설계됐다. 적금 측과 영남 측 접속교는 강상형(Steel Box) 교량으로 구성됐다. 특히 현수교 구간은 완공 후 이순신대교(전남 여수~광양), 울산대교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긴 주 경간장을 가진 교량이 된다.

적금영남대교는 주 케이블을 지지하는 앵커리지 및 주탑의 기초를 시공한 후에 주탑과 교각을 시공하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접속교 상부 및 케이블 가설이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상판이 시공된다. 현재 주탑 공사는 마무리되었으며, 앵커리지 공사가 약 90%의 공정을 기록하고 있다. 왕복 2차로 도로 및 양측에 보도가 있다. 향후 교통량이 증가할 경우 상판을 왕복 4차로 및 양측 보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적금영남대교의 주 교량인 현수교 구간은 바닷가에 접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단계에서부터 내풍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상판의 경우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는 장치인 페어링을 부착해 공기 역학적인 형상으로 설계, 적용했다. 또 실제 교량을 20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을 제작한 후 2, 3차원 풍동 실험을 실시하여 초속 57m의 바람까지 견딜 수 있는 내풍 안전성을 확보했다.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50ｍ면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시킬 정도다. 적금영남대교는 태풍 분류 기준으로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태풍이 몰려와도 교량을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을 정도의 내풍 안전성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주탑 기초는 우물통 형식으로, 원형 우물통으로는 국내 최대인 직경 30m의 강재(Steel)우물통(적금도 측 주탑) 및 콘크리트우물통(영남면 측 주탑)으로 시공했다. 우물통의 인양 및 거치에는 2000t급 대형 해양 크레인이 동원됐고, 우물통의 내부를 채우기 위해 수중콘크리트 1회 타설량 기준으로 현재까지 동양 최대 수량인 9260㎥를 타설,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수교 케이블의 장력을 안전하게 지지하기 위한 앵커리지 구조물은 암반 특성과 지형 특성을 고려해 설계, 시공했다. 적금 측 앵커리지는 중력식 앵커리지로서 원형 지하 연속벽 시공을 통해 작업공간을 확보했고, 영남 측 앵커리지는 암반을 계단 형식으로 절취해 케이블의 수평력이 계단을 통해 암반에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했다. 주탑은 높이가 138m에 이르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콘크리트 타설 시 거푸집은 주탑의 선형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거푸집과 발판이 일체가 돼 이동 상승시키며 타설하는 오토 클라이밍 폼(Auto Climbing Form) 공법을 적용했다.

◆건설산업의 블루오션 창조 =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섬이 많은 남해와 서해지역을 중심으로 10년간 10조원이 넘는 해상 특수교량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0년대 우리나라의 해상 특수교량 시장 규모는 8000억원 정도에 그쳤으나, 2000년 이후 서남해안 도서를 연결하는 연륙교와 연도교 건설이 증가하면서 2000년대에는 4조5000억원 규모로 급속히 성장했다.

해외의 경우 1980년대까지는 일본, 유럽, 북미 등 선진국에서 대부분 사업을 발주했으나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멀리 떨어진 섬이나 나라를 이어 왕래를 편리하게 하고 효율적인 물류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도 해상 특수교량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건설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태다.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에서 국회의사당, 잠실종합운동장, 세종문화회관, 독립기념관, 서울법원청사, 청계천 복개 및 복원공사, 영광 및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경부고속도로, 새만금 신시배수갑문, 부산신항만, 서울지하철 1~9호선 등 다채로운 대형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해상 특수교량 공사 실적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 당시 ‘국내 최장 경간의 사장교이자 세계 10대 해상교량으로 손꼽혔던 서해대교(경간장 470m)’, ‘국내 최초의 강사장교인 돌산대교’도 대림산업 작품이다. 2003년에 준공한 삼천포대교는 순수 국내 기술로만 설계 및 시공된 최초의 사장교이며, 국토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건설 중인 ‘국내 최대이자 세계 4위의 현수교인 이순신대교(경간장 1545m)’와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긴 현수교가 될 적금영남대교(경간장 850m)’, ’세계 최초의 해협횡단 다경간 현수교인 새천년대교’, ‘국내 최초, 세계 최장의 1주탑 현수교인 단등교’ 건설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고흥 =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