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패닉’>美상원, S&P 조사 착수… 청문회도 검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미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 정부 및 의회와 신용평가기관 간에 자존심을 건 생존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 언론은 의회가 신용평가기관을 청문회에 세우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원 은행위 관계자는 8일 “위원회가 S&P의 결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청문회 개최 계획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팀 존슨(민주·사우스다코타) 은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S&P의 이번 결정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면서 “S&P의 무책임한 조치는 ‘월경(spillover) 효과’를 초래해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자동차대출 등의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미국 국민의 부담을 크게 늘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언론은 정치권이 S&P를 결국 청문회에 세우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용평가기관의 문제점을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하원 재무위원장을 역임한 바니 프랭크 민주당 의원은 “S&P야말로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면서 “신용평가기관은 식당 주인에게 돈을 받고 음식맛을 평가하는 미식가처럼 구조적인 도덕적 해이 문제를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상품의 신용등급을 엉터리로 평가해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비난을 받아왔고, 금융구조개혁의 대상이 돼왔음을 상기한 것이다.

미 언론은 의회가 휴회 중이지만 이르면 8월말 신용평가기관 대표를 소집해 청문회를 개최하는 한편, 금융기관들에 대해 신용평가기관 의존 비중을 낮추는 입법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무디스는 이날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로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며 낮은 자세를 유지, 대조를 이뤘다.

워싱턴 = 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