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렇게 달라졌어요” 간판이 난립해 볼썽사납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건물(위쪽 사진)이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송파구청의 개선 사업 이후 외관이 깔끔하게 정리된 건물(아래쪽)로 재탄생했다. 송파구청 제공
간판개선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추진해 왔으나 최근 재정 악화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 비전을 갖고 간판개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지자체들이 있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2008년부터 구비 16억1000여만원, 시비 5억1000여만원, 국비 2억6000여만원 등 모두 23억8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13개 지역에 대해 간판개선 사업을 실시했다.
2008년 4월 올림픽로(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잠실역) 구간 275개 점포와 송파대로(석촌호수 남단~가락시장역) 구간 198개 점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1362개 점포의 간판을 정비할 예정이다.
간판개선 사업을 처음 시작한 김태길 구청 광고물관리팀장은 “사업 시작 당시 송파구의 간판은 지나치게 크거나 많아 정보 제공의 기능을 넘어 시각 공해 수준에 이를 정도였다”며 “간판은 송파구가 고품격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는 데 최대 장애물이었다”고 말했다.
송파구청은 우선 별도의 팀을 구성해 ‘크고 화려한 간판이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건물주와 상점 주인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좋은 간판에 대한 인식이 저조한 데다 간판 교체에 드는 비용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점포주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간판을 바꾼 뒤 장사가 안 되면 구청이 책임질 거냐”, “다른 집이 바꾸면 나도 바꿀 테니 먼저 다른 집 간판부터 바꿔라”, “왜 쓸데없는 데 세금을 낭비하느냐”는 등 간판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하는 주인이 적지 않았다.
주민 설득을 담당했던 직원 윤재임씨는 “20번 이상 찾아가 설득한 점포도 있었다”며 “설득이 안 된 점포의 불법 간판에 대해서는 강제로 철거했다”고 말했다. 불법 간판 철거 작업이 시작되자 구청에는 “두고 보자, 가만있지 않겠다”, “간판을 원상복귀시켜 놓지 않으면 구청 앞에서 실력행사를 벌이겠다”는 협박이 끊이지 않았고, 일부는 실제로 구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송파구청은 ‘1업소, 1간판’ 원칙에 따라 간판개선 작업을 추진했다. 가로형 간판은 크기가 최대 10m를 넘을 수 없으며, 돌출형 간판은 건물 벽면으로부터 80㎝를 벗어날 수 없도록 간판 설치 규정을 마련했다. 또 지주형 간판은 지면으로부터 5m 이내로 설치하되 한 개의 면적이 3㎡를 넘지 못하도록 했고, 창문형 간판은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간판개선 작업과 함께 홍보전도 한층 강화했다.
광고물관리팀 박종길씨는 “아름다운 간판은 송파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또 기존 형광등 간판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할 경우 전기료가 절약되고, 온실가스 발생도 억제해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홍보했다.
특히 광고물관리팀이 전국의 간판 유명 지역을 직접 방문해 제작한 ‘광고물 매뉴얼’은 간판개선 사업을 추진 중인 다른 지자체에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송파구는 2008년과 2009년 서울시와 행정안전부로부터 간판개선 최우수 자치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현용 주택관리과장은 “상점 주인들이 자체적으로 간판을 개선하겠다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며 “시민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간판개선 사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유병권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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