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뒷거래’ 파문 확산>‘선의’ 뒤에 숨은 ‘압박’ 흔적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은 ‘선의의 돈’인가, ‘압박에 따른 급전’인가.

곽 교육감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선의로 2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31일 곽 교육감의 부인 정모씨 자매는 검찰에서 “2억원은 우리가 만든 돈”이라고 밝혀, 2억원의 출처와 전달 배경에 대한 의혹이 커져가고 있다.

곽 교육감의 후보 매수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진한)는 31일 곽 교육감의 부인 정모씨와 언니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매끼리 (합쳐) 돈을 마련한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곽 교육감은 지난달 말 기자 회견을 통해 “박명기 교수에게 지원한 2억원은 선의”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지난 2~4월 모두 5차례에 걸쳐 1000만원 단위로 쪼개 2억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말대로 ‘선의’로, 그것도 2억원이라는 거액을 건넸다면, 곽 교육감의 부인이 굳이 언니 등 주변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만약 2억원이 정씨 자매에 의해 조성됐다면, 곽 교육감이 말한 ‘선의’라는 주장보다는 오히려 ‘급전’ 성격이 짙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빚 독촉을 받던 박 교수가 “약속을 지키라”며 녹취록 등을 가지고 수차례 곽 교육감을 압박, 결국 박 교수측에서 “단일화 협상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폭로하겠다”는 말에 결국 급하게 돈을 마련, 돈이 되는 대로 ‘바로바로’ 이를 전달했다는 검찰 안팎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일훈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