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Jobs’ 신드롬>‘질주하던 천재’…한국 기업엔 ‘毒이자 藥’

스티브 잡스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지도도 바꿔놓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잡스와 애플은 국내 IT 산업에 큰 위기를 몰고 왔지만 동시에 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큰 기회도 동시에 안겨줬다.

아이팟을 내놓으며 당시 세계 1위 MP3플레이어 업체였던 아이리버를 무너뜨렸다. 2009년 아이폰 출시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며 글로벌 휴대전화 무대를 주름잡던 삼성전자, LG전자에도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잡스가 던진 위기보다 애플로 인한 국내 IT 산업의 긍정적인 변화가 더 컸다.

‘위기이자 기회’였던 잡스 이후 국내 IT 산업은 장기적으로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잡스가 아닌 잡스의 애플이었다는 점에서 애플의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약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며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떠오르는 4세대(4G) 통신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 쿼드코어 등 하드웨어 기술에서 애플에 비해 6개월에서 1년가량 앞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절치부심하던 LG전자와 팬택 등은 LTE 스마트폰에 올인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미국투자은행 발표에 따르면 LG전자가 전세계 LTE 관련 필수 특허 1400여건 중 최대인 23%를 보유하고 있으며 가치도 업계 1위로 평가받았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