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맨’들, 선거막판 주요 변수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DJ맨’들이 ‘박원순 일병 구하기’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거전 초반부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온 데 이어 권노갑·한광옥 전 의원과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까지 결합하면서 이들의 파괴력이 선거전 막판의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박 후보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DJ맨은 박 전 원내대표다. 지난 13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거의 서울에 머물면서 ‘바닥’의 핵심 당원 규합에 공을 들여왔다. 박 전 원내대표의 박 후보 지원전략은 일명 ‘두더지 작전’이다. 보여주기식 지원보다는 핵심 당원들을 혼자서 만나는 게 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2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분당(分黨)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핵심 당원들 사이에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며 “이들을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대로 야권연합·연대를 통해 박 후보를 당선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설득해 왔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둬 온 권노갑·한광옥 전 의원이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단에 포진한 것도 주목되는 변화다.

두 사람 모두 DJ를 보좌하며 주로 조직을 관리했던 인물들이다. 두 사람의 상징성만으로도 이들이 박 후보 선거캠프에 결합한 것은 전통적 지지층의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상두(민주당 서울 용산지역위원장)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장 등 임원진 150여 명이 20일 박 후보 선거캠프를 찾아가 ‘박 후보 지원’을 결의한 것도 그동안 움직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온 민주당 ‘바닥 조직’ 분위기에 변화를 시사한다. 박 후보 선거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들의 결합에 대해 “결정적인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