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마지막 말 “오 와우”

“오 와우(Oh Wow). 오 와우. 오 와우.”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유언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단음절로 된 감탄사를 세 차례 반복한 것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잡스의 생부와 생모에게서 난 여동생이자 소설가인 모나 심슨의 장례식 추도사 전문을 통해 사망하기 몇 시간 전 잡스의 마지막 모습 등 잡스의 인간적 면모를 전했다.

잡스는 사망 전에 양부모가 입양한 동생 패티 잡스를 바라본 뒤 아이들과 아내 로렌을 차례로 오랫동안 바라봤다. 그리고 그는 그들의 어깨너머로 시선을 던지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25세 때인 1985년 뉴욕에서 첫 소설을 준비하며 작은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던 시절 잡스를 처음 만났으며 자기 나이 또래의 청바지를 입은 잡스가 이집트의 남자배우 오마 샤리프보다 잘생겼다고 회상했다. 그는 잡스가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 시간으로 보면 소녀 같았다”면서 “사랑은 그의 최고 덕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아내 로렌을 만난 날 전화로 “아름다운 여자가 있는데 정말 똑똑하고 개를 키워. 그 여자와 결혼할 거야”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심슨에 따르면 잡스는 아이들과 신체 접촉을 많이 하면서 애정 표현을 했으며 딸 리사의 남자친구나 딸 에린의 치마 길이 등에 대해 걱정하는 세심한 아버지였다.

심슨에 따르면 잡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매일같이 정말 열심히 했으며 결과가 실패로 나오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 적이 없었다. 병마와 싸울 때도 지칠 줄 몰랐던 잡스는 관을 삽입해 말을 하지 못할 때조차 메모장을 달라고 해서 아이패드를 병실 침대에 고정할 기구를 스케치했으며 엑스선 장치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심슨은 잡스가 간 이식 수술 후 앙상한 몸으로 의자에 의지해 걷는 훈련을 할 때 그가 자신을 위해 고통을 견딘 것이 아니라 아들의 고교 졸업, 딸의 일본 여행, 가족과 세계 각지를 여행할 보트의 완성 등을 목표로 견딘 것이라고 말했다.

심슨은 겸손하며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좋아했던 잡스가 스스로 “수학자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서정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