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서도 ‘도가니’, 2년간 거의 매일 성추행 당했다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장애인과 아동 대상의 성폭력에 대한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충북 충주의 한 시각장애 특수학교에서 교사를 지망하는 20대 후반의 고등부 학생이 10대 여학생 2명을 상습 추행하고 강간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거의 매일 학교 교실 및 화장실에서 강제추행 등이 발생했지만 학생들의 신변을 보호해야 할 학교 측은 책임 회피 등 발뺌만 해 비난을 사고 있다.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지청장 최운식)은 31일 충주의 시각장애 특수학교에서 1급 시각장애 및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여학생 2명을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A(27)씨를 검찰시민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시각장애 3급인 A씨는 지난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학교 교실 및 화장실에서 1급 시각장애인이자 지적장애를 가진 B(15)양과 C(15)양의 가슴을 만지고 키스를 하는 등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09년 ‘특수학교 교사가 되겠다’며 이 학교 고등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학교 근처에 따로 방을 얻어 자취를 하면서 통학했고, B양과 C양에게 “중간고사 시험 공부를 봐 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A씨는 지난 2009년 5월 초 자신의 집에서 중간고사 시험 공부를 하면서 1급 시각장애인 B양에게 키스를 하며 강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급 시각장애인 C양에게 지난 2010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매일 학교 교실 및 화장실에서 강제로 키스하고, 가슴을 강제로 만지는 등 추행하고 지난 2월에는 강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여학생들이 먼저 성관계를 갖자고 유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이 같은 범행 사실은 피해자 부모의 경찰 고발로 드러났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는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학교 측은 전했다.

사안이 심각해 학교가 진상 조사 및 대책 마련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지만 해당 특수학교의 교장은 해외 연수 중이었고 교감은 국내 출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관계자는 “시각장애 3급인 A씨는 초점은 흐리지만 사물의 구별이 가능했다”면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며 집에서 피해 학생을 추행했지만 학교 교실이나 화장실에서는 추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