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만 남은 한·미 FTA>‘FTA 최전방’에 결집한 與… ‘死線돌파’ D데이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총대’ 멘 洪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홍준표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선(先) FTA 처리-후(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단독 표결처리 수순을 밟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연일 소속 의원들을 선수별로 만나 표결처리 불가피성을 설득하며 결기를 다잡고 있다. 협상파에 속한 황우여 원내대표나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표결처리 불가피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내대표 측은 “더 이상 합의처리 협상을 할 명분이 없다”며 “당내 협상파를 설득해 17일쯤 표결처리를 강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외통위원장도 전화통화에서 “결단의 시기가 임박하고 있다”며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 약속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먼저 외통위 처리를 이번주중 시도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몸싸움을 두 차례 하지 말고 ‘한 방에 끝내자’며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한 ‘원샷처리’를 주장하지만 박희태 국회의장이 “외통위를 거치고 오지 않으면 본회의 직권상정이 어렵다”며 강한 거부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나라당은 외통위 처리를 위해 협상파인 김세연·유일호 의원을 빼고 강경파인 안상수·이윤성 의원으로 사보임시켰다. 또 홍준표 대표 등 지도부는 협상파인 남 위원장이 외통위 처리 결심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 사회권을 유기준 간사에게 넘길 것을 강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남 위원장은 “나에게 맡겨달라”며 사회권 이양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디데이(D-Day)’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얼마나 강도 높게 결의와 사기를 모아내는지에 달려 있다. 상당수 의원들은 민주당에 대해 “대통령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양국 정부 장관급 이상 인사의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라는 건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자 무례”라고 흥분하고 있어 강경론이 득세할 전망이다. 그러나 협상파들은 여전히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말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협상파들은 조금만 더 있으면 민주당 내 강경파의 입지가 무너질 것이라며 표결처리 시한을 좀 더 늦출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준동의안의 본회의 처리가 오는 24일이 아니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12월2일 처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