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만 남은 한·미 FTA>“직권상정·교차투표로 처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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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해 정치권 원로와 학자들은 “대의정치의 가장 기본원칙인 다수결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는 국익을 위해 ‘교차투표(크로스보팅)’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대의정치의 대원칙인 다수결이 우선이냐, 아니면 여야 합의가 우선이냐”고 물은 뒤 “여야가 오랫동안 (한·미 FTA 문제로) 대화하고 타협을 했으면 이제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크로스보팅을 해 여당에서도 반대할 사람은 반대하고 야당에서도 찬성할 사람은 찬성해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지금처럼 여야 합의가 안 된다는 이유로, 소수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주요한 국가정책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전체의 정치 위기”라고 덧붙였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이번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여야의)정쟁이 19대 국회에서도 지속돼 내년이 돼도 비준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는 등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인 이상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해 표결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FTA가 몇 년간 지연되고 있는 데 반해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진행되고 있어 더 이상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송호근(사회학) 서울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중심이 된) 표결처리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여당과 정부가) 11월말까지 한 번 더 (야당과 협상)하는 등 국민에게 최대한 노력을 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야당을 설득해서 안 되면 비상조치를 강구해야 될 것 같다”며 야당을 설득한 뒤 표결처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선종·김석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