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만 남은 한·미 FTA>“국익 무시한 정략적 반대” 경제계 비판 고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다시 논의하자는 한·미 양측의 제안을 야당이 거부하자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요청했던 주요 경제단체들과 업종별 단체 등은 ‘국익을 무시한 정략적 반대’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야당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반대는 한마디로 떼를 쓰는 것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국가 정책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무력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겠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경제적 실익을 따져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정략적 판단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이용하고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하루 빨리 비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체결된 FTA는 313개에 달하고 자고 나면 하나씩 체결되는 실정”이라며 “중국과 대만, 인도와 파키스탄 등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도 FTA를 체결하는 등 국익 앞에서는 적과 동지가 없는 상황인데 우리 정치권만 예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 역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강하게 요청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치논리에 휘둘리면서 더 시간을 지체하면 한·미 FTA에 따른 시장선점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며 “정치권이 산업 현장의 요구에 귀기울여 초당적으로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와 전자, 섬유 등 주요 업종별 단체들도 한·미 FTA가 정치논리에 의해 표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해외 생산도 늘고 부품업체들의 해외진출도 늘어 사실 ISD는 우리에게 오히려 필요한 조항”이라며 “내년 수출 계획도 못짜고 있는데 빨리 결단을 내려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역시 “한·미 FTA는 섬유 교역을 늘리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김남석·민병기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