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의 그늘 현장을 가다- 벼랑에 선 그들>타업종과 같은 조건으로 산재보험 적용해야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배달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업종과 같은 조건의 고용 산업재해보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빠르게 물품을 전달해야 하는 오토바이 배달 업무의 특성상 크고 작은 사고가 잦은 탓에 지금까지 오토바이 배달원(퀵 서비스 기사)은 사고발생 때마다 개인이 책임을 지거나 보험가입 시 높은 수수료를 물어왔다.

이태형 한국교통연구원 정보센터장은 “퀵서비스 기사나 음식점 배달 근로자 모두 업체 간 과잉 경쟁 속에 저임금과 불공정 계약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현재 배달 근로자들이 사고를 냈을 경우 대부분 수리비부터 병원비까지 개인이 책임을 지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달 근로자들에게 고용 산업재해 보험을 적용시켜 사고에 대한 중압감을 덜면서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퀵서비스 기사에 대한 산업재해 보험 가입 개정안을 민간보험 가입조차 어려웠던 오토바이 배달 근로자들을 위한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의 첫걸음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발효되면 한 개 업체에 전속된 경우에는 사업주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고 여러 업체의 주문 물량을 배송하는 경우에는 개인사업자로 간주해 중소기업 사업주 특례방식에 따라 보험료를 본인이 부담하되 임의가입 형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양용민 전국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개정안은 사업주가 100% 보험료를 내주는 일반 산재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퀵 서비스 기사의 경우 택시처럼 거리에 따라 요금을 받고, 업주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낮춰야 임금이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사륜차 중심인 현행 도로체계가 개선돼야 전체 오토바이 배달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