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FTA 이어 예산안도 대치>한나라 ‘FTA·예산안 동시처리’… 민주 ‘先예산안’ 또 충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올핸 제때 처리를…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여야가 21일부터 2012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 협의에 들어간 가운데 새해 예산안 처리도 법정 처리시한(12월2일)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진 4대강 사업 등이 여야간 반목을 거듭하게 만드는 변수였으나 이번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예산안 처리의 지뢰밭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정갑윤 예결위원장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간사인 장윤석 한나라당·강기정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법정시한 내 여야 합의로 내년 예산을 처리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새해 예산안을 법정 처리시한 내에 합의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지난 3년간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반영하지 못하다보니 이번만큼은 합의 처리에 적극적”이라며 “다들 예산안을 정시에 처리해 예산안 확보라는 선물을 들고 지역구로 서둘러 내려가길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 내부에선 순탄한 처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목말라하는 예산안을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연계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선(先) 예산안, 후(後) 한·미 FTA’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수적 우위만 앞세워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직권상정해 날치기 처리를 강행한다면 이번 국회는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민생현안, 예산 모두 내팽개친 채 FTA만 일방 강행처리하는 데 대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안을 먼저하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나중에 처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예산안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연계를 주장했다. 예산안을 처리하면 여야 모두 국회의원 총선거 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선 예산안, 후 한·미 FTA’ 주장은 또 다른 시간끌기 전략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서둘러 처리하거나 12월2일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지난 2000년 이후 국회가 정부 예산안을 법정처리시한(12월2일·회계연도 개시 30일 전) 내에 처리한 사례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만용·김성훈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