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 이후>동료 의원이 생중계한 ‘국회 폭력’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기습 표결 처리 상황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국회의원들이 트위터를 이용하거나 방송사의 리포터로 나서는 형식으로 직접 현장을 생중계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 의원들의 현장 중계가 자당의 논리를 유리하게 하는데 공훈을 세웠다는 평가에 따라 앞으로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의원은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었다. 강 의원은 오후 3시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에서는 저 혼자 본회의장에 있습니다. 전부 한나라당 의원만 있고 기자도 없고, 불도 안켜져 있습니다”라고 1보를 날렸다. 이후 “주승용, 홍영표 의원 입장” 등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에 집결하는 상황을 실시간 전달했다.

이후 그는 YTN 방송 등에도 출연했다.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없었던 방송사에서 강 의원의 트위터 중계를 보고 즉각 섭외에 나섰던 것이다.

강 의원의 방송을 전해들은 의회 관계자들은 전문가 수준의 방송이라고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급박히 전개되는 위급한 상황임에서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마치 동영상을 보는 듯 매우 차분히 상황을 묘사해나간 것이다. 결국 강 의원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는 순간을 최초로 방송하는 ‘특종’을 날리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정옥임·고승덕 의원이 적극 나섰다. 정 의원과 고 의원은 태블릿PC를 통해 김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최루가루를 던지는 순간과 최종원 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욕설하는 모습 등을 찍어 야당의 폭력성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두 의원이 촬영한 영상은 공중파 방송 등을 통해 전국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