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빠진 정치>시위… 투쟁… 밖으로만 도는 민주당

지난 22일 한나라당 주도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강행 처리된 뒤 장외투쟁을 선언한 야당이 의사일정을 계속 거부하면서 기본적 책임마저 방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야당은 ‘한미 FTA 무효화 투쟁’에 치중하는 와중에서도 야권 통합에는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오는 30일과 12월3일 등에 한미 FTA 무효화를 위한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비준동의안 처리 무효화 헌법소원을 내기 위해 법 검토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른 국회 현안에는 눈을 돌리지 않는 모양새다. 한나라당이 28일부터 비쟁점 예산에 대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음에도 야당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한미 FTA 무효화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낮에는 국회에서 투쟁하고 밤에는 시민과 함께 광화문에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전반적인 강경기류 속에 이 같은 온건론이 아직까지는 세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통합 논의는 야당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25일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등원론에 대해 현 상황과 맞지 않음을 분명히해야 한다”며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정작 의총에서 핵심적으로 논의된 것은 민주당 독자 전당대회를 여느냐, 이른바 ‘원샷 통합전대’를 여느냐는 문제였다.

한편 민주당 등 야5당은 28일 “미국에서 국내법과 한미 FTA 협정이 충돌될 경우 협정의 효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이행법률을 고치는 과정이 진행되는지 확인하지 않아 국익을 저버렸다”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