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의 그늘 현장을 가다- 벼랑에 선 그들>먹자거리 조성 등 합법화 필요… 점포 상인과의 상생 유도해야

전문가들은 서울시나 구청 등 관련기관이 노점상들을 ‘단속’하기보다는 먹자거리 조성이나 합법화 방안 등을 통해 ‘수용’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준희 한국도시정책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서울시나 정부 등의 정책은 노점에 대한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관리 밖에 있는 것을 관리대상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기존의 합법적 방식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해 노점이란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 행위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서울시가 내놓는 대책은 도시미관을 해치는 노점을 대로가 아닌 골목으로 집어넣겠다는 것인데 장사가 안 되는 곳으로 들어간 노점상들은 생계를 꾸릴 대책이 없다”며 “수익이 날 만한 곳에서 이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양성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옥 도시사회연구소장도 “종로구청이 인사동에 먹자거리 조성을 통해 노점상들과 점포 상인들이 상생하는 방법을 택했듯 노점상들이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등록과 허가만 된다면 자연스럽게 노점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경기활성화 등을 통해 도시서민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게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조덕희 노점시티연대 사무총장은 “노점은 정말 막다른 곳에 이른 사람들이 절박한 마음에서 하는 장사”라며 “정부는 도시서민들이 노점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경제 현실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노점상을 골목으로 쫓아내는 서울시 정책은 어려움 때문에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또다시 죽이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