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이순재의 ‘연기 철학’… “연기자는 타고나지 않아 철저한 연습 통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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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씨는 연기자, 교육자, 정치가로서 팔색조의 삶을 살아왔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그는 부친을 따라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로 이주했다가 4세 때 서울의 조부모에게 맡겨졌다.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한 그는 한때 정치학과로 전과하려는 뜻을 갖고 있었으나 철학 공부를 하다 보니 철학에 너무 매료돼 전과를 포기했다. “인생철학·종교철학·연극철학 등 철학이란 모든 것과 통하지요. 철학과는 연기하는 데도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연기철학이다.

연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6·25전쟁 대전 피란시절 충남여고예술제 연극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은 고교 시절부터다.

대학 철학과에서 영화에 심취해 당시 유럽 영화에 대단한 조예를 갖게 됐다. 단과대학별로 흩어진 연극부를 통합해 서울대 연극회를 창설, 유치진 선생의 ‘조국’이란 작품을 공연한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56년 유진 오닐의 희곡 ‘지평선 너머’를 상연한 연극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정식 데뷔한다. 1961년 아일랜드 작가 존 싱의 ‘서부의 바람둥이’에 출연한다. 군 제대 후 1964년 동양방송 전속 탤런트가 된다. 1956년 ‘나도 인간이 되련다’로 TV에 첫 출연한 뒤로 55년간 ‘오늘의 왕’등 영화 20여편, ‘시라노 드 베르주락’ 등 연극 20여편, 드라마까지 합쳐 모두 130여편의 작품에 출연한다. 1971년 연기자협회를 결성해 초대와 2대 회장, 12대 회장을 맡는다.

“연기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연기철학을 갖고 있는 그는 무대에서 노력하지 않는 젊은 후배 연기자를 보면 참지 못하고, 연기 교육과 지도를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부터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후학을 지도해 오고 있고 현재 석좌교수로 있다. 2000년 경희대에서 명예 한의학 학사 자격증을 받았고, 의료전문 사이트 아이닷컴 홍보대사, 2002년부터 새생명복지회 후원회 회장, 2007년부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