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한국 정부 측이 제안한 의료진 파견을 북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 의료진의 진료를 거부하고 결국 프랑스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았다.
국내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008년 김정일에게 뇌졸중이 발병했을 때 정부 사이드에서 북측에 ‘우리 의료기술로 김 위원장의 치료를 도와주겠다’는 오퍼(제안)를 했다고 들었다”며 “당시 우리 쪽에서 누군가 북측과 남측을 오가며 (김 위원장에 대한 의료진 파견을 위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의 제안을 그들이 자존심 때문에 거절하지 않았겠느냐”며 “그래서 결국 프랑스 의사들이 북한에 들어가 진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서울아산병원이나 서울대병원 등 우리나라 병원의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 진료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선의에서 제안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8월 오른쪽 뇌에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해 한 때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해 9월 초 미국 정보당국에 의해 처음으로 뇌졸중 가능성이 제기됐고,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뇌졸중 전문의 2∼3명이 북한에 들어갔다는 첩보가 있어 (미국) 정보당국이 확인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 후 프랑스 신경외과 전문의가 평양으로 들어가 김 위원장을 치료한 사실이 나중에 언론에 공개됐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