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후-평양·단둥 표정>평양은… 상점 열고 빠르게 일상화, 단둥선… 눈물없는 억지 조문 귀국

“평양의 상점들도 다시 문을 열고, 각종 작업장의 작업도 다시 시작됐다.”

22일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왕(新華網)에 따르면 북한의 평양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충격에서 벗어나 일상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왕은 평양에 파견된 현장 기자의 르포기사와 함께 평양 김일성 광장의 추도 인파와 거리 환경미화원들의 작업 모습이 담긴 일련의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21일 오전 평양에서는 작은 눈발이 내리는 가운데 김일성 광장 조문소에는 적지 않은 인파들이 몰렸다. 오후에는 김일성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커다란 김 위원장 상이 걸렸고, 이 앞에서 조문객들이 헌화를 했다. 조문객들은 평양 각지에서 조직돼 조문소에 도착했으며 현장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줄지어 질서정연하게 자신들의 조문 차례를 기다렸다고 신화왕은 전했다.

신화왕에 따르면 이들 조문객은 노인, 청소년과 어린아이 등 일반 시민들이었다. 실제 이날 보도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도 노인과 아이들이 줄 맞춰 서 조화를 든 채 조문을 했다. 사진 속에는 휠체어를 탄 여성의 모습도 눈에 띄었고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할머니의 모습도 있었다.

신화왕은 19일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평양시내 김일성 주석 동상이나 김 위원장 그림이 걸린 곳곳에 북한 주민들이 몰려들어 조문을 했지만 이후 점점 질서를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20일 들어서면서 북한은 김일성 광장 사이 4·25문화회관 문 앞 광장과 평양체육관 문 앞 광장에 공식 조문소를 설치했고,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신화왕은 북한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20일 정오까지 중복된 조문까지 포함해 총 500만명의 조문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신화왕은 21일이 되면서 평양의 모습은 이미 기본적인 일상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19일 사망 소식과 함께 평양의 모든 상점과 식당이 문을 닫았지만 21일부터는 영업을 시작했다. 북한 국가도서관인민대학습당도 문을 열어 사람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평양전신국에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조화를 단장하고 있었고 평양 만수대 건설 현장에도 다시 망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신화왕이 전했다.

한산한 거리의 모습과 함께 환경미화원들이 거리를 정비하는 모습의 사진도 신화왕은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만 조문소를 뺀 평양 거리는 사람의 인적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의 각 주거지마다 걸린 조기가 눈발에 휘날릴 뿐이었다.

평양 만수대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조선인민군내무군 군인 한이철은 한 북한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동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우리에게 정말 비통한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비통을 힘과 용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왕은 전했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