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승계 전망>“김정일 장례식, 김정은 국제사회 공식데뷔 무대 될 듯”

‘12월28일, 2012년 1월8일과 2월16일을 주목하라.’

중국 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이후 북한 정세 동향을 짐작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3개의 날짜를 꼽았다.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일(12월28일)과 2012년 김정은(28) 노동당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생일(1월8일),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이다.

22일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례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번 장례식의 의전 등을 통해 향후 북한 권력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례식에는 평양의 외교사절들이 대거 참석한다.

장의위원회 명단에는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리영호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영춘, 전병호, 김국태, 김기남, 김경희 등 정치국위원 7명, 김양건, 장성택 등 정치국 후보위원 14명이 올라있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를 무기로 장례식 후 당·정·군 전반의 권력을 더욱 굳건히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와 고모부인 장성택 부부는 각각 14번째와 19번째로 이름이 올랐지만 향후 김정은을 총력 지원하면서 권력서열이 앞당겨지고 측근인 최룡해 당비서 등도 한층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상주’를 맡는 장남이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은 장의위원 명단에서 아예 빠져 있고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대사도 없어 이후 이들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부위원장의 생일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에서 그 동안 그의 나이를 29세로 공포해왔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꼽았다. 30세는 동양에서 스스로 자립한다는 의미의 ‘이립(而立)’의 나이로 의미를 지니고 있어, 30세가 되는 이날을 기점으로 김 부위원장의 직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그 동안 2012년을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이며 김 위원장 부자의 나이가 각 70세와 30세로 합쳐 100세로 같다며 나이에 강한 의미를 두고 선전해왔다.

홍콩의 펑황(鳳凰)위성방송국 루타오(魯韜) 국제문제연구원은 향후 “북한 정권 변화에 있어 3개의 날짜에 발생할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며 “장례식은 김정은의 위상은 물론, 국제적인 인정 여부도 함께 알 수 있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