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D-90>與野 국민참여경선 ‘산넘어 산’

여야는 이번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과정에서부터 일반 국민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만만치 않다. 여야는 공정하면서도 민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국민참여경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은 최근 당 지도부가 공천권을 행사하는 전략공천 지역을 각각 20%와 30%로 정하고 나머지 지역구는 모두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나라당은 일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당원의 의사가 존중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원과 일반 국민의 차이가 전혀 없는 100% 국민경선보다는 ‘일반국민 70%, 당원 30%’ 또는 ‘일반국민 60%, 당원 40%’ 식의 경선 방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모바일 투표 도입을 전제로 100% 국민경선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국민참여경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투표 참가 인원이 보장돼야 한다. 실제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이 100% 국민참여경선을 도입했을 때 선거인단이 수백명 수준에 그쳐 동원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이같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려 하고 있지만 허위 신고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와 달리 총선은 해당 지역구 주민만 선거인단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법 개정 등을 통해서 신청자의 주민등록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바일 투표 자체가 직접선거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는 등 문제점이 많아 모바일 투표가 포함된 경선은 관리 위탁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선관위의 이같은 방침 때문에 이번에 모바일 투표 도입을 유보했다. 다른 당 지지자의 역선택 방지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당의 지지자들이 다른 당 경선 선거인단에 대거 등록해 상대하기 쉬운 후보를 집단적으로 선택하면 민심 왜곡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민주당은 동시 경선보다 모바일 투표 도입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당 구분 없이 모든 후보자가 참여해 본선에 나갈 후보 두 명을 가리는 예비선거를 치르자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큰 호응은 얻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