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골병드는 경제>2030·서민票 잡겠다고… ‘대기업 잡도리’ 경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헬기 타는 朴 박근혜(가운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연평도를 방문하기 위해 경기 고양시의 한 육군항공대에서 헬기 탑승에 앞서 구명의를 착용하고 있다. 고양 =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

민주통합당(민주당)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부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출총제 보완을 언급하는 등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기업규제 정책을 쏟아내면서 경제계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거를 의식한 무분별한 ‘대기업 때리기’식 정책이 대내외 경제위기 속에서도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계획을 밝힌 기업들의 의지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주요 경제단체 및 기업들에 따르면 경제계는 출총제 부활 검토나 법인세 상향 등 정치권의 대기업 압박 정책이 기업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과거 출총제 시행으로 대기업 투자가 줄면서 관련 중소기업 투자도 동반해 줄고 일자리도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커진 바 있다”며 “대기업 활동을 규제하면 당장 기분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국민,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기업 임원은 “기업을 나쁜 존재로 만드는 정책을 내놓고 압력을 가하면 좋아할 줄 아는데 국민들은 더이상 바보가 아니다”면서 “현재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포퓰리즘 정책들은 기업은 물론 국민과 정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대기업 관계자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해 무리한 기업 때리기를 한다면 투자와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규제 등의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정치권에 거꾸로 심각한 ‘부메랑’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기업 규제 정책들이 지금 당장은 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르면 오는 2월쯤 전반적인 경제 대책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C대기업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가 부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복지제도 추진 및 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 역시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이나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모 중소기업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기 위해 맹목적으로 기업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남석·민병기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