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편입학 전형… 터질 게 터졌다”

대학 편입학과 예체능계 입시 분야에서도 비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자 교육당국은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며 당혹해 했고, 교육계는 “학생의 대입지도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교육계는 감사 때마다 드러나는 편입학 비리 역시 수요는 많고 입학정원은 제한된 상태에서 학력, 학벌 지상주의 사회 분위기가 빚어내는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대학에서 모집요강과 달리 인문계전공자를 이공계에 부당하게 편입시키는가 하면 제약회사 직원을 약학대학에 정원 외 학생으로 선발하면서 회사 근무일수가 불과 12일에 불과한 자격미달자에 대해 합격 처리 등이 가능한 것은 편입학 전형의 경우 신입학과 달리 불투명한 전형과정에 허술한 시험관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학 편입학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의 불만에도 필기시험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 대학이 대부분”이라며 “대학이 시험 직후 문제를 공개하지 않아 수험생들은 편입학원에서 답을 맞히고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점수를 가늠할 뿐 정확한 점수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학 편입학 등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편입학 비리의 문제는 편입시험의 공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시험 문제지까지 공개되지 않는 폐쇄적인 시험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의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고려대를 비롯한 몇몇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이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등 편입전형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험 후 자신의 점수도 대략적으로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한 점수조차 모르는 게 대학 편입 전형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학마다 편입 전형 기준이 서로 다르다 보니 교육당국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교과부는 매년 전국 각 대학에 ‘편입학 전형 기본계획’만 내려보낼 뿐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 편입학 전 과정은 모두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교과부 측은 “매년 각 대학에 내려보내는 편입학 전형 기본 계획 안에 투명성을 제고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며 부적절한 편입학 전형이 적발된 대학은 처분 요구에 따라 조치하고 편입학 전형에 대해 지도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강우기자 hangang@munhwa.com